티스토리 뷰
이제 마지막 실습만 끝나면 간호사로 일할 수 있었는데... 실습을 통과 못했어요... 어떡해야 할까요?
실습은 어찌 보면 호주 간호대학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요소인 영어실력 외에 학과성적, 교우관계 기타 등등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지만, 내 생각에 호주간호대학의 핵심은 실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국가고시를 봐야 하는 한국, 뉴질랜드와는 달리 호주는 final placement 결과에 따라 면허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기껏 호주 와서 돈, 시간을 들여 마지막 실습까지 달려왔는데 fail 해서 간호사로 일을 못하게 된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이렇게 중요한 실습, 과연 어찌해야 할 것인가?
나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호주에서 실습한 적은 없고, 뉴질랜드에서도 6주간의 짧은 CAP course 외에는 딱히 실습생의 입장에서 있어본 적이 없다. 대신 간호사의 입장에서는 실습학생들을 많이 지도해 봤기에 실습생을 지도하는 간호사, 즉 preceptor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Do Your Research!"
호주 실습 시 아마도 가장 많이 들을 수밖에 없는 말일 듯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실 현직 간호사들 입장에서는 간호학생들에게 아주 기초적인 것, 본인이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것까지 설명해 줄 시간이 없다. 간호학생을 지도한다고 해서 딱히 내가 맡은 일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더 주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
(어떤 경우에는 학생이 있으니 더 많은 일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이 아주 기초적인, 책을 찾아보거나 하다못해 구글 검색만 해도 나오는 단어, 상식들에 대해서 계속해서 물어본다면? 그 간호사의 인성이 매우 훌륭해서 절대 화를 안 내거나, 학생을 가르치고자 하는 욕구로 가득 차 있지 않은 이상에야 반응이 좋지 않을 것은 뻔하다.
물론, 반응이 좋지 않다는 건 화를 내거나 엄청나게 무안을 주거나 한다는 건 아니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그럴 때는 학교 측이나 병원 facilitator에 얘기해서 조정을 하길 권유), 반응이 시큰둥해진다던지 열 가지 가르쳐줄걸 반절만 가르쳐주는 식이 되기에 결국에는 실습학생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실습평가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럼 호주간호사들이 느끼기에 'excallent' 한 학생의 특징은 무엇일까?
호주 간호사들 사이에서도 간호학생에 대한 평가가 종종 이루어지기에 지금껏 들어왔던 평가를 바탕으로 몇 가지 특징을 적어보려 한다.
첫 번째, 시간엄수에 충실한 학생.
이건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 같지만, 잘 안 지키는 학생이 많다. 매번 실습 시작시간에 조금씩 늦는다던지, 브레이크 끝나는 시간을 정확히 지키지 않는다던지 하는 사소한 습관들은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실제로 실습 평가에도 ' punctuality'라는 항목이 들어가 있다. 기본은 아주 중요하기에 기본인 법! 꼭 지키도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미리 연락을 주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자.
두 번째, 기본적인 것은 미리 공부해 오는 학생.
자주 쓰이는 약, 자주 쓰이는 약어, 그 실습지에서 자주 일어나는 검사나 수술에 대한 간략한 정보에 대한 'research'가 이미 되어 있는 학생. 이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이미 실습은 반은 먹고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보통 실습에 들어가기 전에 어느 병동으로 가는지, 그 병동은 어떤 질환을 주로 다루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가기 때문에 조금의 시간을 들여 정보를 찾아보면 앞으로의 실습이 두루두루 편할 것이다.
세 번째, 기본간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학생.
아주 기초가 되는 기본간호들, 이를테면 observation check, BSL check, fluid balance check, basic medical administration 등등 아주아주 기본이 되는 것들만 잘해도 훌륭한 간호학생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러한 것들을 왜 측정하는지, 그리고 결과가 비정상일 때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보고해야 하는지까지를 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학생으로 인식될 것이다.
마지막, 의사소통이 잘되는 학생.
'Communication'은 간호학에서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환자와의 communication 뿐만 아니라 동료 간호사, 다른 allied health workers 들과의 의사소통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럼 학생 수준에서의 communication은 무엇을 요구할까? 학생 때는 시킨 일을 끝냈는지, 그 결과가 어땠는지, 브레이크를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울 것인지, 브레이크에서 돌아왔는지 이런 것만 담당 preceptor에게 얘기해 줘도 절반은 간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면 '저런 것도 말을 안 한다고?' 싶지만 저 정도도 얘기 안 해주는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다.
*Communication 은 정말로 중요하고 어찌 보면 한국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 일 수 있기에 나중에 더 자세하게 다뤄보려 한다.
위에 적힌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중요한 것들이 많지만 저 다섯 가지는 정말 필수 요소이기에 이 글을 읽는 학생들은 꼭 기억해서 좋은 실습 결과가 있길 바란다.
다름에는 호주간호사들이 생각하기에 '얘는 영 글렀다'라고 평가하는 학생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